천성산의 친구들 발족 선언문

천성산이 아파하고 있다풍부한 수량을 지닌 산지 늪으로 수많은 생명의 터전이 되었던 정상은 메워지고 다져지고 콘크리트를 뒤집어 썼고, 임도라는 미명하에 산허리는 무참히 잘렸다. 더하여 그 몸은 꿰뚫려 산지 늪과 계곡의 생명줄인 물이 말라 가고 있다.

천성산은 지금 이 순간도 아프다오랫동안 정상을 점유했던 군부대가 철수했지만, 산은 그 생채기를 고스란히 안은 채 아픔을 참고 있을 뿐이다. 행정기관이 천성산의 복원을 추진하는 것은 그래서 고맙고 다행스럽다.  

복원 계획은 산을 더 아프게 한다복원이라는 것이 원래 풍부한 수량을 자랑했던 고산 늪에 꽃과 나무를 심어 공원을 만들 것이라 한다. 오죽하면 그 이름조차 도시숲 조성사업이다

천성산의 아픔은 천성산만의 것이 아니다산은 오랜 세월 생명의 터전으로서 우리의 심신을 살찌워 왔다. 산은 우리에게 축복이면서 문화와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은 산이 자연의 산으로 거기 있었기에 가능했던 가치이자 혜택이다. 산이 아프면 우리도 아프다.

이제 우리가 천성산의 아픔을 보듬어야 한다. 천성산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것은 오직 하나, 천성산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다. 산지 늪은 산지 늪으로, 숲은 숲으로,계곡은 계곡으로 온전하게 돌려놓는 것이 복원이다.

천성산도 우리도 아파하지 않아야 한다지금 우리가 할 일은 천성산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연후에 지금까지 누려온 천성산의 혜택을 논해야 한다. 천성산은우리의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있는 존재이기에 우리는 천성산의 친구를 자처한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천성산의 좋은 친구가 되려 한다.  2014. 9. 27.   천성산의 친구들 

평화를 위한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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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은 원효스님께서 천명의 제자와 화엄경을 논하시던 곳이다. 화엄의 중심 사상은 ‘화쟁사상’(和諍思想)사상이다. 화(和)와 쟁(諍)은 둘이 아니되, 쟁(諍)은 화(和)로 나아가는 과정이나 절차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그러나 작금의 우리 사회는 화(和)는 사라지고 쟁(諍)만이 존재한다. 작게는 마을공동체, 지역, 지방을 넘어 온 나라, 인접국까지 쟁(諍)의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무릇 정치는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을 지향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갈등이라 함은 생각과 의견의 다양함을 말하는 것이며, 조정과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