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에 대한 진행경과를 이야기하기 전에 도롱뇽의 친구들이 원고 대리인으로 참여했던 천성산의 이야기를 먼저 간략해야 할것 같다.
16km의 터널은 천성산 중앙부를 관통, 12개의 늪과 6개의 계곡 하류를 지나가게 된다. 더구나 공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산 동쪽 측면으로 3개의 사갱을 뚫게 됨으로 총 터널 길이는 20km가 넘었다.
공사초기에 초기에는 계곡에 유량계를 설치하고 수량변화 등 모니터링을 진행했었지만 터널이 산 중앙부를 관통하고 있어 접근의 어려움이 있었고 모니터링을 주관하시던 영동아저씨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고 난 후 활동이 중지되고 말았다.
(사진1 :유량계설치 )
그러나 터널이 산에 미치는 영향은 굳이 자를 들고 계곡의 수량을 측정할 할 필요가 없었다. 터널이 지나간 산에서 일어난 변화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그동안 단단한 암반층이었던 산은 터널 입출구부로 다량의 지하수가 빠져 나가고 고속열차가 지나갈 때 울리는 진동으로 암반의 균열이 진행되면서 산사태가 빈번해지고 적은 강우에도 힘없이 무너졌다. 스님들의 표현을 빌면 산은 퍼석퍼석하고 기력이 없어졌다.
당시 공동조사 보고서에는 최소 분당 1톤의 지하수가 터널 밖으로 빠져 나간다고 보고되어 있다. 1400톤 이상의 물이 매일 산의 심층부에서 빠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사진 2: 터널입출구부)
그러하기에 태풍 차바의 영향이 가장 심했던 곳은 터널이 관통해가는 간천골이었고 양산시의 수해복구 사업 역시 간전골에 집중되어 있다.
앞으로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이 깊다. 이미 국토에는 2000개가 넘는 터널이 뚫렸고 말없는 산은 힘없이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이다.